몰아보기 좋은 영화 시리즈 영화 베테랑 1, 2편 리뷰
가끔 로맨스 영화가 보고싶은 날이 있어요. 꼭 사랑이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 감정선 안에서 잠깐 쉬고 싶은 그런 날이요. 넷플릭스에 보면 대작은 아니더라도, 가볍게 웃다가 묘하게 찡해지는 한국 멜로 영화들이 꽤 있거든요.
오늘은 그런 영화 중에서 혼자 보기 아까운 다섯 편, 근데 또 혼자 보면 더 짙게 느껴지는 그 오묘한 감정선들을 가진 영화들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마음이 말랑해질 준비 되셨죠?
첫사랑 얘기요? 이건 좀… 아찔하게 현실이에요. 고등학생 때 만나서, 진짜 풋풋했는데, 타이밍이 늘 꼬이고, 서로 마음 남아 있는 거 뻔히 보이는데도 결국엔 계속 비켜가는 거예요. 보면서 속이 답답한데, 이상하게 공감돼요. “나도 저랬지” 싶은 장면들이 한가득. 그리고 박보영… 아니 누가 첫사랑 아니랄까 봐. 김영광은 또 진짜 순정 직진 그 자체고요. 보다 보면 괜히 연락 끊긴 사람 생각나고, 폰 연락처 스윽 보게 되고. 스토리 자체는 단순해요. 근데 그 감정선이 진짜 리얼해요. 끝나고 나면 아프게 그리워지는 느낌 남아요. 말로 설명은 잘 안 되는데, 보면 알아요. 진짜로.
이건 진짜 레트로 감성 끝판왕이에요. 배경은 1999년, 삐삐 쓰고 교복 입고 종이 쪽지 즈고받던 그 시절이에요. 친구의 짝사랑 도와주겠다고 시작했는데, 어쩌다 본인이 감정에 풍덩 빠지게 되는 이야기. 뭐, 로맨스야 어디든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 설렘이랑 아련함을 진짜 잘 표현해요. 처음 사랑에 빠지게된 사람의 눈빛, 말투, 숨소리까지 기억나게 만든다고 해야 하나. 후반부로 갈수록 뭔가 벅차고 울컥해요. 감정선 되게 맑은데, 그게 슬픈 거예요. 보는 내내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 끝나고 멍해졌어요. 진짜.
이건 그냥 ‘라디오처럼 흘러가는 연애’ 그 자체. 미수랑 현우는 진짜 말도 안 되게 자연스럽게 만나고, 또 진짜 말도 안 되게 계속 엇갈려요. 근데 묘하게, 계속 이어져요. 그런 관계 있잖아요. 멀어져도 자꾸 다시 생각나는 사람. 영화 전체가 조용해요. 근데 그 조용함 안에 슬픔, 설렘, 그리움이 다 들어 있어요. 김고은이 맡은 캐릭터도 너무 현실적이라서 더 몰입되고, 정해인은 그냥 정해인임. 따뜻하고 담백하게 다가와요. 음악도 좋아요. 진짜로. 눈 감고 들으면 그때 그 공기까지 떠오를 정도.
썸. 그거 있잖아요. 둘이서 막 이런저런 얘기하고 잘 지내긴 하는데, 결정적인 고백은 안 하고. 그 애매한 상태로 오래 가는 거. 이 영화는 딱 그런 이야기예요. 이승기는 착하고 순둥이고, 문채원은 좀 도도한데 솔직해서 매력 터지고. 둘이 맨날 티격태격하다가 갑자기 설레게 만들고, 또 확 밀어내고. 진짜 현실 연애같이 보여요. 웃기고 귀엽다가, 한순간 찡해지고요. ‘아 그때 나도 그랬는데…’ 싶은 감정들이 중간중간 치고 들어와요. 너무 무겁지도 않고, 가볍게 보기 딱 좋아요.
첫사랑 이야기의 끝판왕. 말이 필요 없죠. 스무 살, 대학교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서툴게 좋아하게 되고,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할 줄 몰라 결국 멀어지게 되는 이야기예요. 수지는 진짜 ‘그 시절 첫사랑 그 자체’ 느낌이고, 이제훈은 또 너무 현실적인 남자라서 오히려 짠해요. 이 영화는요, 대사가 많지도 않고, 특별한 반전도 없어요. 근데 봤던 사람들 다 그래요. 마음에 오래 남는다고. 저도 마지막 장면에서 그냥, 숨 멎었어요. 그 시절 나도 떠오르고. 잊고 있던 누군가까지 같이 떠올라서… 아, 이건 설명 못 해요. 그냥 봐주세요. 제발.
요즘처럼 정신없는 하루하루 보내다 보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감정들이 슬며시 무뎌지는 순간이 와요. 그럴 때, 로맨스 영화 한 편이 꽤 묘한 역할을 하더라고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순간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스스로도 몰랐던 감정이 끌려 올라오기도 하니까요. 오늘 추천드린 영화들은 모두 그런 마음의 켜를 조용히 건드려주는 작품들이에요. 막 벅차게 울게 하거나 대단한 사랑을 다룬 건 아닌데, 보고 나면 괜히 멍하게 앉아서 생각하게 되는 영화들. 그리고 그 감정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혼자 보셔도 좋고, 누군가와 같이 봐도 좋아요. 중요한 건, 당신 마음 안에 뭔가 '흔들리는 느낌'이 생긴다면, 그 영화는 충분히 좋은 영화라는 거예요. 오늘, 그 첫 장면 하나 틀어보는 거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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