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 끝,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은 날이 있죠. 머리도 마음도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가만히 누워 시간이나 흘려보내고 싶은 그런 날. 그럴
땐 시리즈 영화처럼 이야기가 이어지는 작품이 참 잘 어울려요. 한 편만 보기엔
아쉬운 이야기, 다음 편이 궁금해서 멈출 수 없는 흐름 속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고,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져 있거든요. 오늘은 그런
날을 위한, 정주행하기 딱 좋은 한국 시리즈 영화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푹 빠져 보기 좋은, 정주행용 한국 시리즈 영화들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한 편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편이 궁금해지고, 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만큼 몰입감이 뛰어난 작품들로 골라봤어요. 속편마다 재미가
살아 있고, 이야기의 흐름도 탄탄해서 하루 종일 누워서 보기 딱 좋은
영화들이에요. 가볍게 시작했다가 어느새 밤이 되어 있는 정주행의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시리즈 영화 추천 리스트
범죄도시 시리즈 (1~4편 진행 중)
감독: 강윤성 외 / 주연: 마동석
거대한 몸집과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형사 마석도는 어떤 범죄자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정의감 하나로 악랄한 조직과 범죄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시원하고 통쾌함 그 자체죠. 영화는 실제로도 있을 법한 현실적인
사건들을 바탕으로, 생생한 액션과 빠른 전개로 몰입감을 더합니다. 마동석
특유의 유머는 무게감 있는 전개 속에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게 해주고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세계관과 캐릭터가 더욱 단단해져 1편부터 4편까지 쭉
이어보기에 아주 제격입니다. 단순한 액션을 넘어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한국형 범죄 액션 시리즈입니다.
타짜 시리즈 (1~3편) [19금 영화 입니다]
감독: 최동훈 외 / 주연: 조승우, T.O.P,
박정민 외
화투판의 밑바닥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손보다 빠른 머리와, 사람보다 날카로운
눈을 가져야 합니다. 타짜 시리즈는 그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인물이
승부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도박판 속 이면과 인간 군상의 욕망, 배신과
복수의 감정을 치밀하게 풀어낸 이 영화는 매 편마다 주인공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진짜 판’의 냉혹함과 짜릿함을 담고 있죠. 현란한 손기술, 묵직한
대사, 그리고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심리전까지,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에서 도박이라는 장르를 가장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낸
시리즈로, 한 번 보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몰입감을 자랑합니다.
조선명탐정 시리즈 (1~3편)
감독: 김석윤 / 주연: 김명민, 오달수, 이하늬
외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시리즈는 엉뚱하면서도 천재적인 명탐정 김민과,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능청스러운 파트너 서필이 중심이 되어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코믹 추리극입니다. 시대극 특유의 고풍스러운 비주얼과 곳곳에
배치된 위트 있는 대사들이 어우러지며, 진지함보다는 유쾌함에 가까운 분위기로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에요. 1편 ‘각시투구꽃의 비밀’부터 2편 ‘사라진
놉의 딸’, 3편 ‘흡혈괴마의 비밀’까지 각각의 사건은 독립적이지만, 두 주인공의
관계와 팀워크는 시리즈를 거치며 더욱 깊어집니다. 가볍게 웃고 싶을 때, 머리
아프지 않게 재미있게 정주행하기에 아주 잘 어울리는 시리즈입니다.
공공의 적 시리즈 (1~3편)
감독: 강우석 / 주연: 설경구
강력반 형사 강철중은 거친 말투와 무례한 행동, 다소 무질서한 수사 방식으로 상사들에게조차 골칫덩이지만, 범죄 앞에서는 누구보다 끈질기고 집요한 인물입니다. 1편에서는 엘리트 살인범과의 날선 대결, 2편에서는 정치와 부패의 실체, 그리고 3편 강철중: 공공의 적 1-1에서는 과거의 악연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설경구의 거칠지만 인간적인 연기와 함께, 각 편마다 강렬한 악역과의 대립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죠. 무엇보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통쾌하게 꼬집는 이야기 구조는 지금 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액션, 풍자, 인간미까지 모두 갖춘 이 시리즈는 한국 범죄 영화의 흐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작품으로, 몰아보기에도 손색없는 명작입니다.
여고괴담 시리즈 (1~6편) [공포영화 시리즈 입니다]
감독: 박기형 외 / 주연: 김규리, 공효진,
박한별 외
한국 학원 공포 영화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 시리즈는, ‘여고’라는 익숙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낯설고 기묘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각 편은
독립적인 줄거리로 구성되어 있지만, 모두 10대 소녀들의 불안정한 심리와 억눌린
감정, 그리고 청춘의 그림자를 공포라는 장르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분위기를 공유하죠. 단순한 귀신 이야기나 자극적인 공포가 아니라, 감성적인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로 오히려 서늘한 여운을 남깁니다. 한 편만 보려다가도
자연스럽게 다음 편을 찾게 되는 마성의 시리즈. 무더운 여름밤, 등골이
서늘해지는 감성 공포가 보고 싶을 때 특히 잘 어울립니다.
마무리
정주행의 매력은 몰입입니다. 한 편 한 편 이야기가 이어지며 인물의 변화와
세계관이 점점 쌓여갈 때, 어느새 내가 그 이야기 속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 오늘 소개한 다섯 편의 시리즈 영화는 장르도 다양하고, 편마다 분위기도
달라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아침에 시작했다가 밤까지 쭉 이어볼 수 있는, 진짜
시간 순삭 영화들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리즈 영화를 정주행할 때마다, 마치 책 한 권을 단숨에
읽어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현실의 소음은 잠시 잊고, 낯설지만 매력적인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 있더라고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아주 조용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랄까요. 오늘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엔 그저 편하게 누워서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쉼이 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에게 잠깐의 여유를 허락해보는 하루, 그
시작을 이 영화들로 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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